- 이어서 -
성북동 심우장에서 그의 차디찬 유골을 쓰다듬으며
문학반지도 박 용 준
성북동에 있다는 심우장을 찾아
무작정 차량을 몰아 오르다보니 여러 갈래 길이 나온다.
성북동이 좁은 동네가 아니었다.
어느 쪽 길을 갈까 망설이다 결정하고 찾아간 곳은 잘못 든 막다른 골목이었다.
투덜투덜 다시 나와 개인택시의 안내를 듣고서야
성북동 오른쪽 길을 돌고 다시 얼마만큼 등성이를 오르자
아주 조그맣게 ‘심우장 150미터’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 가파른 고갯길을 걸어 오르니
우측으로 아담한 소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향나무 한그루 북녘하늘을 향해 치켜서있다.
100여 평 남짓한 마당에 ㄴ자형으로 본채가 북향으로 서 있고
후에 지은 듯 별채가 다시 그 앞을 가렸다.
마침 한 무리 참배객들을 만나 같이 둘러 볼 수 있었다.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심우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방안에는 한용운 님이 평소 사용하던 도구들이나 집기가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우리는 방안을 이리 저리 둘러보다가
잠자리 베갯머리쯤에서 그의 차디찬 유골을 쓰다듬었다.
한국적 불심을 민중에 설법하고,
후손이 애송할 시 한편을 쓰시고,
우리 민족 후학들의 교육에 마음을 쏟고,
조국광복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는 만해의 정신이 스며났다.
탐방기자 모두는 말없이 심우장을 나오면서
가슴속에 피어오르는 의연한 기운을 상록의 호연지기로 바꾸어 느끼며 돌아왔다.
이번 만해 한용운 님의 자취를 따라
학생들과의 긴 여행은 참으로 보람된 일이었다.
교실에 갇혀 있는 교육도 중요하겠지만,
현장의 살아 숨쉬는 역사를 제대로 체험하면서
우리가 살아가야할 바른 길을 찾고 삶을 실천하자는 게 이번 탐방의 목정이었다.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도
뜻 깊은 만해의 정신이 제대로 전달되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문화유적과 역사의 혼과 가치를 잘 보존하고 전승하는 매개로
다시 서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탐방에 참여해준 기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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