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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녀들의 엠티 - 장정자(586)
이름: 고릴라

등록일: 2016-03-07 08:11
조회수: 2277 / 추천수: 488

소녀들의 엠티
장 정 자

첫 엠티에 젖던 날
그날 밤은 소녀가 되어
오지 않는 잠을 청해도 어찌할 수 없네.
눈과 마음은 그 곳으로 날개 달고
날아 가버린 지 오래.

긴 세월 터널 지나
터질 것 같은 가슴 억누를 길 없고
머리엔 살아온 세월만큼
하얀 뭉게구름 이고
외진 길 줄지어 걸어가는 뒷모습은
내 어릴 적 소풍가는 모습과 다를 바 없네.

흐르는 물소리에 소곤거리는 별들의 이야기
모닥불 둘레에는
학문의 열정들이 노래하고
뜨거운 마음 하나 되어 활활 타오르게 했었지.

못 배운 설움 불꽃 되어 하늘높이 날아오르고
빙빙 도는 파아란 불꽃에
피어오르는 주름진 얼굴은
그 옛날 재잘거리는 소녀들의 얼굴이 되었네.

그 얼굴은 이 세상 무엇보다
아름답다 말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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