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박 혜 숙
풋풋함보다는 오히려 연륜이 묻어나는 우리 반은
자연스러움이 마스코트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고자 하는 눈망울만은
여느 중학생과 마찬가지로 향기로운 생기가 넘칩니다.
모두가 가슴에 꿈과 열정을 가지고 못 다한 공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아래반이지만 우리 반을 맡아 주시는 국어선생님은 항상 우리를 위해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챙겨주시고 수고해 주십니다.
물론 열세 분 선생님들 역시 공부하는 우리들만큼이나
수업에 열의를 가지고 노력해 주십니다.
아니 사실은 담임을 떠나서 이 여러 선생님들의 하나같은 사랑을 먹고 배웁니다.
우리 반은 다른 반들과 같이 임원을 두고 있습니다.
4개월에 한번씩 순번을 정하여 자천, 타천 다수가결로 선출합니다.
이렇게 뽑힌 임원들은 반 학우들 간에
원활한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등과 질서를 유지 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장 박영선 님은 아주 적극적입니다.
부반장 서명숙 님은 다정다감한 언니이고, 오세문 총무님은 아주 꼼꼼하면서도 충청도 양반입니다.
서기 최옥금 님은 우리 반 공주님이고, 권옥연 미화부장 님은 깔끔이입니다.
이옥희 학습부장은 재주꾼이고, 홍보부장 곽정임 님은 우리 반 모두의 친구이고,
규율에 임미순 님은 인정 많은 큰언니입니다.
저도 뺄 수 없으니 새침떼기 박혜숙이고요.
이렇게 많은 여러 임원들이 우리 반에 발전을 위해
민주적으로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4명 학우들 모두는 해바라기꽃 되어
한방에서 꽃술을 드리우며 올망졸망 사랑을 나눕니다.
이렇게 모인 우리는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지만,
벌써 백일장, 체육대회, 송년의 밤 등을 통해 어린시절로 돌아가 보았습니다.
과거 한때 여러 사정으로 학교생활을 누리지 못한 학우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어 행복합니다.
먼저 지난학기에 한옥마을에서 열린 상록백일장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글도 쓰고 상도 받았습니다.
마치 어린 날의 추억과 기쁨을 되살리는 듯 했습니다.
이날 우리 반에서는 이옥희 님과 지현숙 님이 상을 받았습니다.
또 가을을 맞이하여 열린 신입생환영체육대회는
다들 젊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마냥 운동장이 좁았습니다.
열세 살 중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다들 젊은이들 못지않은 체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학기를 마무리 하는 송년의 밤에서
이옥희 님의 지도로 다 같이 Tell me 안무를 연습하며
동기들 간의 우정을 다지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돈독한 우리 반에도 몇 가지의 고칠 점은 있습니다.
뒤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다보니 보통 학교보다 이해력도 못 미치고,
약간 질서를 지키지 않는 제멋대로인 구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열심히 공부에 임하고 또 노력하고 있어
반 분위기만큼은 여느 반 못지않게 활기차고 열의가 넘칩니다.
이러한 열정으로 뭉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모두 힘을 모아 좀더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고 끝까지 남아 졸업을 했으면 합니다.
아무 탈락 없이 다 같이 졸업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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