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쓰는 관심편지
33회 식두들에게
추위도 조금씩 가시고 2월의 햇살이
창을 타고 넘나들며 화초들 위에서 자맥질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그동안 공부들 하시면서 집안일에 직장일에 봉사활동에
매우 분주하게 생활하심을 보고 저도 덩달아 채찍하곤 합니다.
우리 학교 다른 반은 모두들 좋은 담임들 두고 행복한 수업을 받는데,
중 33회는 미력한 저를 담임으로 둔 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큽니다.
좀 더 잘해드리고, 챙겨드리고, 전화 드리고, 찾아뵙고, 상담을 하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고 타동사람 보듯 하고 지내는 것에 저 자신 늘 반성합니다.
그저 알량하게 학교에서 뭣 좀 이것저것 손댄다고
의붓자식 보듯 거들먹거리는 것 같아 죄송하고요.
그런 환경 속에서도 여러분들은 이번 기말고사
적극적으로 임하시고 성적이 맘에 안 들어도 내색하시지 않으시고
계속 열심히 정진(精進)하심에 고마울 뿐입니다.
여러분들은 대단한 노력의 화신(火神)입니다.
미래에 아마도 좋은 성취와 그 결과가 가득하리라고 믿습니다.
여러분들은 피곤한 몸이지만
수업시간만큼은 초롱초롱하신 눈빛으로 흐릿한 형광불빛을 응시하고 계심을 볼 때
저는 믿음직하고 친근감 높아 제 피로는 한 순간에 그치고 맙니다.
이렇게 애잔한 마음 작으나마
저도 꾸준히 정열을 바쳐 여러분들께로 향하렵니다.
여러분들 건강하세요. 꼭요!
중 33회 담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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