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라도 익거든 와서 드셔
송 옥 영
시골로 이사한 지 겨우 한 달이 되어 가는데
마치 몇 년이 된 것처럼 느껴짐은 내 안에 차지하고 있는
글둥지 가족들의 자리가 그만큼 크다는 증거겠지요.
우리 식구들 모두 잘 있겠지요?
이곳에 내려와 처음은 자리가 안 잡혀 어수선한 게
서울 생각이 간절했지만 차츰 안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보름 전 논에 모도 심었구요,
아기손바닥만한 텃밭엔 고추도 50여 포기 심어
풋고추는 사먹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초보농사꾼이라 남보다 힘은 곱으로 들지만
나름대로 즐거움과 보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날씨가 가물어 밭작물들이 혀를 내밀고
헉헉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게 안타깝네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창문을 열고 하늘부터 쳐다봅니다.
혹여 비 소식을 전해주는 구름층이 이동을 하는가 하고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하늘에서 내려 주시는 물이 없으면
살아 갈 수 없음을 시들어 가는 작물을 보며 다시 한번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가슴에 가뭄이 들면 온통 마음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물기가 말라버려 결국은 인간관계까지 망치는 것을 주위에서 흔히 보잖아요?
엊그제 심은 콩이 어려움을 이기고 제발 새 생명을 잉태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저기 옥수수를 남편이 열심히 심더라구요.
지금처럼 자라준다면 몇 통쯤은 먹을 듯한데…….
먹을 것을 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가족이라지요?
그 때쯤 우리 식구들이 한번쯤 내려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간 내어 글둥지 모임에는 참석 할 예정이니
메일로 일정을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더운 날씨에 공부하기 힘드시더라도
모두 끝까지 목적지에 도달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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