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1
고21회 박 춘 자
어느 봄날 들녘에 봄이 활짝 피어난 신록에 햇살이 정겨웠다.
우리 글둥지문학회에서는
박 선생님을 중심으로 25명이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
그리고 이효석문학관을 기행하게 되었다.
아쉽게도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글둥지의 깃발아래 펜을 든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박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아침 7시, 맑은 공기 속에 상쾌한 기분으로
글둥지의 시인(?)들은 또 한편의 새로운 시를 쓰기 위한
영감을 얻으러 출발했다.
버스를 타고 30분쯤 달리며 간단한 김밥으로 간식을 때웠다.
배가 부르자 박 선생님은 회원 각자가 쓴 시를
낭송하자고 제안을 하셨다.
그리고 앞좌석부터 차례로 일어나서 낭송을 시작했다.
모두가 낭송하는 시들은 한결같이 명작처럼 들렸다.
하지만 한 편의 글도 쓰지 않았던 나는 안절부절
못한 채 자리에 앉아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괜히 왔다는 자괴감까지 드는데 드디어 차례가 와서 긴장이 되었다.
그때 다행히 박 선생님께서는 다른 분의 시를
대신 낭송하도록 배려를 해주시었다.
그 아픈 기억으로 이번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꼭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다.
오대산 월정사에 도착하니
서울과 달리 표현할 수 없이 맑은 공기와 깨끗한 날씨로
날을 듯 했고, 산새들이 덩달아 즐겁게
노래하고 있어서 꿈속의 세상이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온갖 나무, 숲 속의 야생초,
영혼까지 담아내려갈 듯 청량한 시냇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노래하고 있었다.
모두는 각자 다른 형상으로 어쩌면 저렇게 멋지게
자신을 강조하여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을까?
눈이 시릴 판이었다.
우리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와와’라는 감탄 소리만 낼 뿐이었다.
산에 오를수록 평지보다는 철이 늦어서
이제야 나뭇잎들이 새파란 눈망울로 삐죽삐죽 돋아나고 있었고,
냇물은 물줄기가 줄어 새하얗게 졸졸 흐르고
막 피어난 꽃들이 방긋방긋 웃으며 반겼다.
여기저기 숲과 새들이 손짓을 하며 환영해주기에
우리들은 정말 행복한 마음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이 되어 산에 오르는 길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나누는 대화들은
그야말로 감성 피어나는 10대들의 천진난만으로 가득하였다.
그 순간들이 너무나 즐거웠다.
공부만 하느라 나누지 못한 삶의 얘기들을
문학기행에 보태어 한꺼번에 시끄럽게 주고받고
조잘대는 바람에 오대산이 크게 놀랄 것 같았다.
‘하하 호호’하는 아줌마이자 여고생들은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 누가 이런 행복을 우리 나이에 누릴 수 있을 줄을 알았을까?
이는 글둥지문학회 회원들만이 느끼는 매력일 것이다.
그다지 크지 않은 아담한 고찰 월정사를
세세히 관람하고 나니 서서히 배가 고파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허기를 채웠다.
꿀맛 같은 점심을 맛볼 수 있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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