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상록의 40년 미래를 본다
상록중․고등학교
교장 박 학 선
이문동에서 다시 이문동으로 회귀하길 40년째 불혹을 맞이합니다.
연탄공장, 둑방촌 이문동이 지금은 아파트촌이 되었습니다.
비만 내리면 장화 없이는 못 다니던 중랑천변에 산책로가 시원하게 뚫리고 잉어들이 꼬리지느러미 한가로이 저어 노닙니다.
지난 39년, 온갖 풍상으로 가파르고 험난한 길 이겨내고 이 사회의 큰 그릇으로 명성이 알려진 상록을 바라보니 새록새록 떠오르는 일들이 어제 같습니다.
그간 혼신의 힘으로 심혈을 기울여 저력 있는 상록 나이테를 함께 둘러주신 많은 후원자 여러분, 전 현직교사님, 졸업동문, 재학생 여러분들의 뜨거운 열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상록가족 여러분!
학생들은 낮에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밤이면 피곤하고 지쳤지만 굴하지 않고 한자라도 더 듣겠다고 뻣뻣한 목을 곧추세우고 앞만을 응시하십니다. 선생님들은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지도함으로써 봉사하십니다. 정말로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곳 상록에서 남은 인생을 다할 때까지 상록을 위해 한 몸 바쳐야겠다고 맹세하고 다짐했습니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습니다. 자고로 인간은 자취를 남겨야 하는 것이기에 앞으로도 힘이 닿는 만큼 지속적이고 순수하게 여러분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우리 상록야학이 영원하도록 여러분들과 함께 같이 갈 것입니다.
비록 세월은 석양을 향해 달음질하지만 정신만은 정오에 떠 있는 태양으로 비추며 학생들이 지금처럼 쉼 없이 빛을 발하며 나아가길 기원 드립니다.
지난 오랜 세월 상록의 역사를 돌아보면 감회가 아주 새롭습니다. 30대 청춘에 시작하여 70대로 나이테가 늘었습니다.
내 인생이 바람에 스치고 구름에 흘러서 어느 덧 40년이 흐른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상록가족 여러분들!
늘 배우고 자기발전을 위해 도약하는 여러분들이 되십시오.
그리고, 사회의 요소요소에서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여러분들이 되십시오.
또한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을 위하고 봉사하는 정신으로 살아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상록가족 서로 소중한 줄 알고 단합하고 화합하며 살아주십시오.
이것이 그동안 상록에서 선생님들께 받은 것을 사회에 다시 갚는 일이 됩니다.
이번 교지 25호에는 그런 여러분들의 면면심심(面面深心)이 세세히 서리고 깃들어 있음에 자랑으로 여깁니다.
편집부 선생님들과 직접 발로 뛰어주신 기자님들의 노고가 이루어 놓은 영예로운 결과물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이 모두가 상록 터전을 일구고 가꾸어온 전 현직 교사들과 수천 여 졸업생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39년 기나긴 세월 함께 해주신 후원자님들이 계셨습니다.
후원자님들이야말로 상록을 위해 보이지 않게 스스로 십시일반(十匙一飯) 해주신 지역사회 고마우신 디딤돌입니다.
그리고 상록에서 열심히 배우며 실력을 닦는 학생들이 상록을 푸르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상록가족,
후원자님,
전 현직 선생님,
졸업동문,
재학생
모두의 가정에 새날이 깃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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