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생이 유감 3
문학창작반 담당 박 용 준
그들의 대화에서 갑자기 얼마 안 되는 동안 정들었던 남생이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기껏 살려주려고 고생해서 여기까지 와서 보내주었는데,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뭐라 말을 붙일 사이도, 말릴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그들과 지나쳐 자전거는 멀어지고 있었다.
순간, 그들이 데려간 저 남생이가 정말 잘 적응해서 살아갈까? 잘 보살펴 줄까? 혹시 보신용으로 희생되는 것은 아닐까?
여러 가지 하기 싫은 상상이 모기 떼 달려들 듯 머릿속에서 앵앵댄다.
마침내는 내 자식을 빼앗기는 기분이 든다.
“남생아 제발 꼭 살아남아서 네 수명 끝까지 만수해라.”
순간적으로 천연기념물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죄가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고뇌가 되었다.
키우는 것이 죄라고 하니 그 책임을 회피하려 따져보지도 않고 급박하게 남생이를 놓아주었다.
그런데, 그것은 살려 놓아준 게 아니라 내 생각만으로 버렸다고 느껴졌다.
만났던 인연이 버리는 악연이 된 셈이다.
중년의 남성에게 잡혀가던 남생이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수록 깔끔하게 살려주지 못한 죄책감속으로 빠져 들었다.
안타까운 마음의 시계바늘 초침이 놓아주지 말고 그대로 키울 걸 그랬나! 하는 마음을 가리키고 있었다.
말 못하는 작은 짐승이지만 상대의 선택에 의해 천당과 나락을 오가는 것처럼, 사람 사는 사회와 하나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며칠 사이의 감회이다.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실수를 했는가?
그리고 살아가면서 또 얼마나 많은 착오를 저지를까? 마음이 떡 찐 머릿결처럼 착잡했다.
나이 들수록 좀 더 차분히 판단하고 치우치지 말고 올바로 일을 처리하고 더불어 모두가 믿음이 가는 사람으로 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삶을 살아오면서 수시로 어떤 일을 시작하고, 그 결과에 후회를 하거나 반성도 해보며 옳고 그른 판단기회를 갖게 된다.
그때그때 순간의 타이밍을 잘 조절하는 판단력과 이성적 성찰이 필요하겠다.
며칠 후, 지인으로부터 창동 중랑천 돌 틈에 햇빛을 쐬고 있는 남생이를 봤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고는, 비 온 뒤의 반짝이는 나뭇잎들을 바라보는 것같이 반짝반짝 그 느낌으로 편안히 지내게 되었다.
| |
분께서 방문해주셨습니다~ 이곳에
있는 자료의 모든 권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