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향기(香氣)
귀한 경험
고 33회 이 명 숙
청심환을 사서 먹었다.
청심환 덕분인지 긴장은 좀 되고 설레지만
떨리지는 않았다.
시험장 교문 앞에 눈에 익은 풍경이 보였다.
우리 아이들 수능 날 교문 앞에서 보았던 그 모습
엄마 응원 나온 아들도
“엄마 내가 교문 앞에 엿 붙여놓고 기도할까?”
선생님도 친구도 안 보이는 곳에서 내려
너무 쑥스럽고 창피해 고개 숙이고 들어가는데
“잘 보세요, 파이팅!”
고마웠다.
내가 수능 보러 가는 어린 학생이 된 것 같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웃음이 나왔다.
내가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어디서
이런 귀한 경험을 해볼까?
* 중 41회 졸업식에서 흰머리 여핵생들의 교복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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